국제한국사학회

[박정신] '교회 올림픽'서 한국을 말하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09-09-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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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박정신]‘교회 올림픽’서 한국을 말하자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가 2013년 한국에서 열린다. 지난달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회는 한국의 부산을 개최지로 선택했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110개국 349개 교단, 6억 명 가까운 교인을 대표하여 7000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교회 올림픽’이다. 그래서인지 한국교회는 축제분위기이고 교회가 아닌 일반인도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고 야단이다.

  이 땅에 개신교가 들어온 지 120년, 이 짧은 기간에 한국 개신교는 세계선교역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성장을 했다. 한국 인구의 25%가 기독교인이고 세계 10대 대형교회 가운데 가장 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일곱이 한국에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세계 기독교인들은 교회당이 즐비하게 들어선 서울을 ‘교회당의 도시’라고 오래전부터 불러왔다,

개신교 성장의 역사 120년은 이 땅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함께한 역사다. 구한말 국운이 쇠퇴하자 교회는 배재 숭실 연희 이화와 같은 학교를 세워 새 교육운동에 앞장섰고 일제강점기에는 민족독립운동세력과 함께했으며 광복 후에는 국가 건설 및 인권과 민주화운동, 그리고 남북화해운동을 시작하고 견인해 왔다. 세계교회는 놀랍게 성장한 한국교회와 더불어 한국교회의 사회 참여를 주목해 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교회협의회가 한국을 총회 개최지로 선택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하지 않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으려면 정부도 여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지만 이를 위해 한국 교회에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한국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천도교와 같은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여러 인종과 민족이 뒤엉켜 살고 있는 다종교 다문화사회다. 이 땅에서 종교 인종 민족 문화 사이의 여러 갈등을 어떻게 화해와 공존의 삶터로 바꿀 수 있는지를 연구하자. 그래서 종교 인종 민족 문화 사이에 전쟁까지 벌이는 세계에 비교적 갈등을 겪지 않고 공존해 온 우리의 이야기를 해주자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장례를 치르며 다양한 종교가 각자의 의식을 치른 바 있다. 이런 작업은 세계 기독교에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과제다.

둘째, 서구중심의 세계교회에 한국 기독교의 이야기를 해 주자. 이제까지 우리는 서구의 교회 경험, 서구학자들의 학문을 배우고 소개해 왔다. 이제 한국교회의 성장 이야기, 사회참여 이야기, 또 한국교회가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겪으며 경험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알리자. 언제까지 서구 교회의 경험을 따라가야 하는가. 언제까지 몰트만과 불트만, 니버를 이야기해야 하는가. 세계에 명성교회의 성장을 이야기하고, 유영모나 함석헌의 종교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를 소개하고, 남북 그리스도인들의 만남을 이야기해 주자는 말이다.

셋째, 이번 쾌거는 신학과 교리를 달리하는 교단과 교파 사이의 갈등을 넘어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교회는 성장파와 참여파, 보수와 진보 사이에 서로 손가락질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엔 성장파인 보수계열의 김삼환 목사와 참여파인 진보계열의 박종화 목사가 손가락질 대신 손을 맞잡고 해냈다.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다름을 넘어서서 함께하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할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한국 개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서구중심의 세계교회에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종교공동체로 성숙하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를 위해서, 그리고 세계교회를 위해서.

박정신 숭실대 교수 기독교사학 (동아일보, 200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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